1. 마법 같은 서점, 포르투갈 ‘렐루 서점’
유럽 포르투갈 북부의 도시 포르투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 불리는 **렐루 서점(Livraria Lello)**이 있다. 1906년에 문을 연 이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건축과 문학이 완벽하게 융합된 예술적 서점의 상징이다. 고딕과 아르누보 스타일이 혼합된 외관부터 압도적인 느낌을 주며, 내부는 붉은 나선 계단과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고풍스러운 목조 장식이 인상 깊다.
이곳이 특히 유명한 이유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포르투에 머물며 자주 방문했던 서점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호그와트의 대계단과 마법 도서관의 분위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지금도 많은 팬들이 이 서점을 찾는 이유는 그 상징성과 감성 때문이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할 만큼 관광명소로서도 인기가 높다. 렐루 서점은 그 자체로 문학과 여행이 결합된 예술품이며, 책이 주는 아름다움이 물리적 공간에서도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 예술이 숨 쉬는 공간, 네덜란드 ‘도미니카넨 서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 위치한 **도미니카넨 서점(Boekhandel Dominicanen)**은 13세기 중세 고딕 양식의 성당을 개조하여 만든 서점으로, 종교와 문학, 예술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다. 이 서점은 8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미니크 수도회 성당을 리노베이션해 만들어졌으며, 책장이 높은 첨탑 구조를 따라 올라가는 형식으로 설계되어 방문객들에게 신비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 서점은 기존의 종교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고, 책의 배치를 통해 공간을 재해석한 점에서 문화재 보존과 현대적 기능의 조화를 보여준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서점 내부를 황홀하게 물들이며, 마치 신성한 지식의 공간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준다. 이곳에서 책을 고르는 행위는 단지 소비가 아닌, 정적인 예술 체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인의 문화 향유 방식이 점점 시각적이고 감각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도미니카넨 서점은 책이라는 고전 매체가 여전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남는다.
3. 도서관 그 이상의 풍경, 아르헨티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
남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는 찬사를 받는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El Ateneo Grand Splendid)**가 있다. 본래는 1919년 지어진 극장이었으며, 이후 음악홀과 영화관을 거쳐 2000년 서점으로 리모델링됐다. 붉은 커튼, 천장의 프레스코화, 무대를 그대로 살린 책 판매 공간은 책과 공연 예술이 절묘하게 융합된 공간미를 자랑한다.
이 서점의 무대 위에는 지금도 피아노가 설치되어 있어, 클래식 연주를 들으며 책을 고를 수 있다. 수많은 독자들이 무대 옆 발코니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문학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엘 아테네오는 연간 수백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있는 관광지이지만, 동시에 현지인들이 꾸준히 책을 사고 읽는 실용적 서점이라는 점이 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서점은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훌리오 코르타사르 등 대문호들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거점이며, 남미 문학의 정신적 수도로 여겨진다.
이처럼 극장의 무대가 독서 공간으로 바뀌는 경험은, 책이 단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감각의 예술임을 깨닫게 해준다.
4. 전 세계로 뻗는 서점의 미학: 문화여행의 새로운 트렌드
이 외에도 세계 각지에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서점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프랑스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피츠제럴드 등 미국 망명 작가들이 자주 찾았던 전설적 서점으로, 파리지앵 감성과 앤틱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도쿄의 ‘츠타야 서점(Tsutaya Books)’은 디자인 서점의 정점으로, 책과 음악, 커피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의 대표 주자다.
최근 들어 여행 트렌드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적 맥락과 체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감성적인 독립서점 여행이 있다.
책이 있는 공간을 찾는다는 건 그 도시의 지식과 감정, 역사와 예술이 만나는 지점을 찾는 일이다. 특히 아름다운 서점은 지역 사회의 문화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가 되며, 감성적 콘텐츠 소비가 중요해진 시대에 ‘책 읽는 여행자’는 가장 세련된 여행자가 되었다.
이제는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뿐 아니라, 서점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 렐루 서점에서 시작해 엘 아테네오까지 이어지는 이 여행의 여정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삶에 여백과 문학의 숨결을 불어넣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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